마음의 치유를 얻고자 또 명산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현재까지
1. 소백산
2. 덕유산
3. 지리산
4. 팔영산
5. 태백산
6. 계룡산
7. 속리산
8. 가야산
을 탐방하였다. 지난주 태안해안국립공원 방문으로 국립공원여권을 수령받았는데 미리 받았다면 벌써 도장이 10개는 되었을텐데…
하지만 마음을 치료하고자 산에 다니는 것이라 다시한번 더 방문하기로 하였기에 아쉬움은 뒤로한다.
이번 9번째 방문한 명산은 바로 월악산이다.
우리나라에는 악자가 들어가는 산이 꽤 있는데 대부분 산에 오를때 악소리가 난다한다. 그래서 악지들어간 산은 피하자 하였지만 백두산과 월악산이 민족의 영산이라 하여 도전하여 보았다.
예로부터 월악산은 신령스러운 산으로 알려져왔다. '산꼭대기 바위덩어리에 달이 걸리는 산'이라 월악산(月岳山)이라고 한다. 주봉우리가 신령스러운 봉우리라고 해서 '영봉'(靈峰)이라고 불리는데 일설에는 주봉이 영봉인 산은 백두산과 월악산 단 두 곳뿐이라고 한다. 몽골의 침입 당시 이 지역으로 사람들이 피난하여 몽골군이 쫒았는데 날씨가 갑자기 사나워져 몽골군이 월악산의 신령이 노했다 여기고 추격을 포기했다는 얘기도 있다고 한다. 오래 전부터 나라에서 손꼽히는 명산으로 여겨져서, 신라 때 국가에서 제사를 지낸 장소 가운데 하나였다.
주봉인 영봉(靈峰)의 높이는 1,095.3m이다. 달이 뜨면 영봉에 걸린다 하여 '월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삼국시대에는 월형산(月兄山)이라 일컬어졌고, 후백제의 견훤(甄萱)이 이 곳에 궁궐을 지으려다 무산되어 와락산이라고 하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산 자체가 여자산신령이 머무는 곳이라 음기가 강하다는 얘기가 있다. 산의 지형도 여인의 모습이라고 해서 충주호 쪽에서 올려다보면 여인이 긴 머리를 늘어뜨린 채 누워있는 모습이고, 제천 덕산 쪽에서 보면 영락없는 여인의 젖가슴이라고 한다. 또 미륵리에서 보면 부처님이 누워있는 형상이라고도 한다. 덕주사에는 남근석이 3개나 서 있고 주위에 남근석이 종종 보이는데 이건 산의 강한 음기를 누르려는 민간신앙의 흔적이다. 미륵리에는 백두대간의 고개 하늘재(계립령)가 있다. 이 고개는 조령(문경새재)이 개통되기 이전에 사용한 고개이다. 오늘날에는 하늘재라 불리는데 소백산맥 잔등 중에서 가장 야트막한 곳이다. 해발 525m. 신라시대엔 계립령(鷄立嶺)이라 불렀고 오늘날 '닷돈재 - 지릅재 - 하늘재' 3고개를 통틀어 계립령이라고 했다. 여기서 지릅은 삼 줄기 '겨릅'의 사투리. 닷 돈은 엽전 다섯 돈을 뜻한다. 이게 뭔소리냐면 이 고개를 넘으려면 산적들에게 닷 돈을 줘야 했다고 해서 그런말이 붙은거라고(...)
월악산에서 절이나 절터로는 덕주사, 중원 미륵리사지(사적 제317호) 등이 있다. 덕주사에는 마의태자와 그의 여동생인 덕주공주의 이야기가 있다. 마의태자가 덕주사 미륵불을 만들고 나서 금강산에 들어갔고, 덕주공주는 마애불을 조성했다고 한다.
해발고도는 그리 높지 않다. 당장 인근에 있는 산들(소백산. 태백산)만 봐도....하지만 길이 험하기로는 소백산, 태백산을 아득히 뛰어 넘는다. 대한민국 남한 영내 산 중에서 월악산보다 더 험한 산은 설악산, 지리산 두개밖에 없다. 월악산은 그 정도로 오르기 빡센 최종보스 급 산이다. 암릉이 많고 안전을 위해 설치된 계단도 많은데, 특히 영봉 오르는 길은 "계단 종합 선물 세트"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다양한 경사와 크기의 계단이 있다. 아마 오르다보면 평생 오를 계단을 오늘 다 오른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국립공원에서 안전 시설을 설치하기 전에는 위험한 산이었으나 지금은 그렇지는 않다.
독립된 코스나 다름 없는 옥순봉, 구담봉, 제비봉 등도 경관이 수려하니 다녀올만 하다. 이곳들도 월악산 답게 난이도가 높다. 특히 제비봉의 깔딱고개 계단길은 시작지점에서 보면 한숨이 나올 지경.
봄에는 다양한 봄꽃과 함께하는 산행, 여름에는 깊은 계곡과 울창한 수림을 즐기는 계곡 산행, 가을에는 충주호와 연계한 단풍 및 호반 산행, 겨울에는 설경 산행으로 인기가 높다. 특히 동서로 8㎞에 이르는 송계계곡의 월광폭포(月光瀑布)·자연대(自然臺)·청벽대(靑壁臺)·팔랑소(八浪沼)·망폭대(望瀑臺)·수경대(水境臺)·학소대(鶴巢臺) 등 송계팔경과 16㎞에 달하는 용하구곡(用夏九曲)의 폭포·천연수림 등은 여름 피서지 가운데서도 명승으로 꼽힌다.
그 밖에 덕주사(德周寺)·산성지(山城址)·신륵사(神勒寺)와 중원 미륵리사지(彌勒里寺址:사적 317) 등 문화유적과 사적이 많고, 사자빈신사지석탑(보물 94), 중원 미륵리 삼층석탑(충북유형문화재 33), 중원 미륵리 석등(충북유형문화재 19), 제천 신륵사 삼층석탑(보물 1296) 등 문화재가 많다. 한국의 5대 악산(嶽山) 가운데 하나로, 1984년 12월 31일 월악산과 주변 일대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위의 설명을 참고하여 이번 기회에는 영봉최단코스인 신륵사 코스를 이용하였다.
신륵사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포장된 등산로를 오르다보면 신륵사가 있고 왼쪽에는 계곡물이 흐른다. 계곡물소리를 듣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이계곡은 출입금지지역이라 들어갈 수 가 없다. 어느정도 올라가다 보면 비포장길이 시작되고 전씨 조상묘를 시작으로 꾸준한 돌계단과 경사가 시작이 된다. 좀 더 오르다보면 옛날에 제사를 지내던 오래된 건물이 나오는데 잠겨있어 둘러보지를 못한다.
역시 악소리가 나듯 꾸준한 경사가 계속 있어 숨이 차오르고 땀이 나길 시작한다.
계속 오르다보면 영봉까지의 거리표시가 되어있는데 약 4.2km이다. 중간이후 쉴곳이 나오는데 그 이후 한참을 헉헉 거리며 올라가도 200미터밖에 되질 않는다. 마치 약을 올리려 만든 표지판같다.
신륵사삼거리까지 돌계단을 오른 후 다음으로는 목재계단이다. 그동안 꾸준한 하체훈련을 해왔기에 묵묵히 올라갈 수 있다. 계단 옆을 보면 낭떠러지이다. 괜히 사진이라도 찍으려다 놓치면 안녕일 것 같다.
신륵사 삼거리에서 800미터라는데 가도가도 끝이 나오질 않는다.
하지만 오르고 또오르면 못오르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 영봉을 만날 수 있다.
영봉에서 드넓은 광경을 지켜보니 너무나도 속이 시원하다. 월악산신에게 내가 왔음을 고하고 힘든 몸과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 마법의 팩을 마신다.
끝내준다!
올라가는 시간과 휴식시간 포함 2시간 소요.
잠시의 치유를 마치고 하산을 시작하는데 신륵사 삼거리까지는 쉽게 내려올 수 있지만 그다음부터의 돌계단은 빨리 끝나기만을 바란다.
월악산 신륵사에서 영봉까지의 등산 초중급자 기준으로 4시간 소요된다.
하산 후 용하야영장으로 가는 길 국립공원분소에서 처음으로 도장을 찍었다. 얼른 열개를 모으리라.
영봉에서 빌었다.
제발 저에게 돌아오게 해달라고. 거지같은 판단을 한 사람들은 이세상에서 없어지게 해달라고.